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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신문] Goodbye, 야뇨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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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병원 작성일14-04-24 11:24 조회25,38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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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bye, 야뇨증!
박세진 칼럼위원
 
newsdaybox_top.gif 승인 2014년 04월 18일 거제신문 btn_sendmail.gifok@geojenews.co.kr newsdaybox_dn.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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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세진 대우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
며칠 전, 한 어머니와 6년 10개월 된 남자 아이가 진료실 문을 열고 들어섰다. 아이가 아직도 밤에 소변을 가리지 못하고 오줌을 싼다는 것이었다. 그 아이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였는데 증상이 더 심해져 걱정이 되어 병원에 오게 되었다고 하였다.

 

설문지를 통한 문진, 전신 진찰 및 몇 가지 검사를 시행하였으나 별다른 이상 소견은 발견되지 않았다. 어머니에게 배뇨일기를 주며 3일 동안 기록해 오라고 부탁하였다.

소아청소년과에 밤에 소변을 싸는 증상(야뇨증)으로 오는 환아들의 연령은 만 3세부터 대학교 1학년 학생까지 다양하다. 뱃속 태아는 출생 후 신생아기, 영아기를 거쳐 약 18개월이 되면 대소변을 보고 싶다는 느낌을 말하며, 27개월이 되면 낮 동안에 대변을 가릴 수 있으며, 30개월이 되면 낮 동안에 소변을 가릴 수 있다.

그리고 나서 33개월 정도 되어야 밤에도 대변을 가리고, 만 3세가 지나야 대체적으로 밤에도 소변을 가리게 된다. 아이의 발달 중 밤에 소변 가리기가 가장 늦게 이루어지는 것이다.

야뇨증(夜尿症ㆍnocturnal enuresis)의 정의는 일반적으로 만 5세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잠자는 도중에 옷이나 이불에 오줌을 싸는 경우를 말하며, 보통 한달에 2-3번 이상 (혹은 1주일에 2번 이상) 오줌을 싸야 야뇨증이라고 부른다.

다른 말로는 유뇨증(遺尿症)이라고도 하는데, 유뇨증은 낮에 깨어 있는 동안에도 적절하지 않은 장소에서 불수의적으로 소변을 보는 경우도 포함하며, 이런 경우는 요실금(urinary incontinence)이란 용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야간뇨(nocturia)란 말 그대로 야간에 깨어 일어나 자발적으로 소변을 보는 것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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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뇨증은 일차성과 이차성으로 나누는데, 일차성은 태어나면서부터 아직까지 한 번도 오줌을 가린 적이 없는 경우이고, 이차성은 최소 6개월 이상 소변을 가리다가 다시 야뇨증을 보이는 경우를 말하며, 이차성 야뇨증은 대부분 정서적, 정신적, 그리고 환경적 문제로 발생하기 때문에 이런 사항들을 잘 살펴보는 일이 필요하다.

 

또한 일차성 야뇨증은 낮 동안에 빈뇨, 요실금, 급박뇨 같은 증상 없이 밤에만 오줌을 싸는 단일증상성 야뇨증과 낮에도 증상이 있는 비단일증상성 야뇨증으로 나눌 수가 있다.

야뇨증의 원인으로는 첫째, 유전적인 경향이 있어 부모나 형제 자매에게 야뇨증의 병력이 있을 경우 더욱 많이 발생한다.

둘째, 방광용적이 작은 경우 소량의 소변이 차기만 하여도 참지 못하고 자주 소변을 보게 되는데, 야뇨증 어린이는 구조적으로 방광이 작은 것이 아니라 일반적으로 기능성 용량이 적으며, 2-3일간 소변량을 측정하여 가장 많은 1회 배뇨량을 기능성 방광용적으로 간주한다.

셋째, 깊은 잠을 자는 경우 즉 방광이 충만하면 수면상태에서 각성상태가 되고 깨어나 화장실에 가서 배뇨해야 하는데, 야뇨증 아이는 이를 인지하지 못하여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자신도 모르는 상태에서 불수의적인 배뇨를 하게 된다.

넷째, 야간 다뇨인 경우 정상적으로는 밤에 항이뇨호르몬(ADH) 분비가 증가되어 소변량이 줄어들어야 하는데, 이 항이뇨호르몬 분비가 감소하여 주간보다 야간에 오히려 요량이 많아지게 된다. 마지막으로 앞서 언급한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야뇨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야뇨증은 치료하지 않아도 매년 15% 정도의 환아가 저절로 좋아져서 15세가 되면 약 1%에서만 야뇨증상이 있다고 보고되지만, 야뇨증이 있는 어린이 및 청소년은 열등감, 수치심으로 인한 자신감 결여, 사회생활 부적응(예, 수학여행 회피), 낮은 자존감 등 정서심리발달에 이차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고, 부모 및 온 가족의 수고, 그로 인한 불행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기다리면서 지켜보기”보다는 “조기 치료”를 권장하고 싶다.

치료로는 생활양식 변화, 약물치료, 행동요법, 심리요법, 야뇨경보기 등이 있다. 이차성 야뇨증은 여러 가지 신체, 환경, 심리조건들이 야뇨를 초래하거나 더욱 악화시키는 경우에 해당하기 때문에 먼저 이런 요인들을 제거해 주고 앞서 언급한 치료들을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아이가 밤에 소변을 쌌을 때 야단치기 보다는 소변을 싸지 않았을 때 칭찬과 적절한 보상을 해 주는 것이 훨씬 더 동기부여를 자극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부모님께 당부 드리고 싶은 것은 야뇨는 아이가 일부러 실수를 하는 것은 아니며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는 것이다. 많은 아이들이 야뇨증이 있으며, 벌을 주거나 놀리기보다는 인내심을 가지고 아이를 격려하며, 전문가의 도움으로 소변과 눈물로 젖은 밤에서 뽀송뽀송하고 상쾌한 아침으로 전환되기를 기도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