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피화생_내과 김동휘 과장
페이지 정보
대우병원 작성일17-03-02 11:41 조회22,257회 댓글0건본문
장상피화생
대우병원 내과 김동휘 과장
진료실에 있다 보면 계절의 변화를 체감하기 쉽지 않다. 바깥바람을 쐬는 시간이 아주 짧고 거제에서 녹음은 사시사철 볼 수 있으니 말이다. 내과의사에게 봄은 작년 연말 시행한 검진 결과를 들고 오는 분들이 마무리 되어 갈 즈음으로 입춘이 지나고 봄이 온다.
얼마 전 번역을 하는 친구를 만나니 너도 좋은 의사가 되려면 좋은 번역가가 되라 한다. 자기는 이해하는데, 누구나 알 수 있게 문장을 바꾸는 게 제일 어렵다 한다. 검진 결과지를 읽어보면 단순한 숫자의 나열에 생소한 진단명이 적혀있다. 의사란 혈액을 뽑고 영상을 찍고 환자의 몸이 숫자와 그림자로 말해주는 것을 번역해주는 번역가와 비슷하지 않을까? 이걸 다시 풀어내쉬운 말로 설명해주고 때론 아직 낯선 경상도 사투리로, 아이 같은 말로, 환자가 알아듣기 쉽게 설명해야 하는데 아직 갈 길이 멀다.
장상피화생이라는 생소한 이름에 대해 언급해 보려고 하는 것인데 일단 해석 자체가 어렵다. 우리말로 쉽게 풀어보면 위의 점막이 소장의 점막처럼 회백색으로 변화되어 있는 것을 말하는데 이 환자의 2.5% 정도에서 위암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장관 세포들은 재생력이 아주 좋아서 웬만한 상처도 3일이면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 그러나 염증과 회복 과정을 반복하며 만성위염으로 발전하게 되고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회복 속도보다 손상 속도가 빠른 경우 위 점막세포가 불완전 재생을 하게 되는데 장 점막과 유사한 세포를 가진 회백색 상피가 위 점막세포를 대신하고 이를 장상피화생이라 부른다. 장상피화생은 증상은 특이한 것이 없고 오히려 위산 분비 감소로 속이 편해지는 경우도 있어 증상으로 진단하지 않고, 내시경으로 보면 위의 점막이 우윳빛의 조약돌이 깔린 모양으로 변해 있어 쉽게 구분이 가능하다. 내시경 검사 소요시간이 남들보다 좀 더 소요되었다면 병변에서 조기 위암이나 선종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더 자세하게 지켜본 결과라고 생각하면 된다.
계속해서 검사 결과지를 같이 읽어보면 마치 위암에 걸릴 것처럼 설명되어 있기 때문에 공포감에 질려서 오시는 분들도 있다. 이런 분들이 오시면 언제나 의사에게 궁금한 것은 원인은 무엇인가? 어떻게 고칠 것인가? 예후는 어떠한가? 등으로, 그중에서 제일 어려운 것은 무엇을 먹고살아야 제일 위에 좋은가? 라는 질문인데 자극적이지 않고 짜게 먹지 말아야 한다고 간단히 답해드리는 경우가 많다.
원인은 아직까지 명확하지 않으나, 흡연 및 음주, 자극적인 음식 및 짠 음식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매운 것보다는 염분이 주된 원인으로 주목받고 있는데 그 이유로는 우리나라보다 더 매운 것을 즐기는 나라에서 위암은 전체 암 발생률에 비해 낮고, 오히려 한국, 일본 같은 소금 섭취가 많고, 절임음식을 즐기는 나라에서는 위암 발생률이 줄지 않는다.
과거에는 음식 저장 기술이 발달하지 않아서 남쪽으로 갈수록 소금을 많이 넣어서 음식의 부패를 막았다. 그래서 소금은 귀중한 물건이었으나, 이제는 조금은 덜 넣어야만 하는 신세가 되었다. 그건 예전에 비해 소금값이 저렴해지면서 섭취량이 많이 늘었기 때문이다. 권장 소금 섭취량을 섭취하려면 돼지 국밥집에서 밑간을 거의 하지 않고 먹으면 어느 정도 알맞다. 아마 익숙해지기 전에는 맛이 너무 없을 것이다. 하지만 건강을 위해서라면 조금은 싱겁게 먹는 습관을 들여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많이들 궁금해 하시는 위에 좋은 음식을 소개해 보면 양배추를 곁들여 먹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양배추에는 비타민U로 알려진 메틸메티오닌성분이 위염이나 위궤양에 효과적이어서 이를 추출하여 일본에서 위염소화제로 오래전부터 상용화 시켰다. 물론 과신은 금물이지만, 실제로 많이 권유하고 있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젊은분들의 장상피화생과 나이드신 분들의 장상피화생은 다르다. 같은 상태라도 60세 이하의 장상피화생은 1년마다 내시경을 하도록 권유하고 있는데, 이는 휠씬 진행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건강한 위장을 위해 정기적으로 내시경검사를 받고, 식탁에서 소금 한 스푼을 덜어낸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