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정보

백일해 기고문_소아청소년과 1 윤승현 과장

페이지 정보

대우병원 작성일24-07-25 16:36 조회3,591회 댓글0건

본문

 7546793d8eba7e1b8e41f455ac9c77c0_1721892916_5.jpg 

  소아청소년과 1 윤승현 과장 

·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졸업

· 성균관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졸업

· 삼성창원병원 인턴 수료

· 대동병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수료

·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자격취득

· 양산부산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근무


· 대한 소아청소년과학회 회원

· 대한 소아신경학회 회원

· 대한 뇌전증학회 회원



일상에 파묻혀 살아가던 와중 무심결에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본다. 언제 이렇게 완연한 봄이 되어 있었던가! 푸르고 무성한 나무, 갖가지 현란한 자태의 꽃들과 거제의 아름다운 바다는 괜히 마음을 심쿵하게 만든다. 봄이 되었으니, 봄철에 유행하는 질환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코로나19 이후 감염병의 유행 패턴이 뒤죽박죽되어 요새는 계절별로 어떤 감염병이 유행할지를 판단하기가 어려워졌다. 상대적으로 주춤했던 여러 감염병이 거리두기 완화 이후 한 번에 쏟아져 나왔고, 집단면역 형성도 지체된 탓이다.

 

따라서 올봄에 유행할 질환보다 당장에 조심하고 잘 알고 있어야 할 백일해(Pertussis)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 백일해는 코로나 시기에 급감했다가 작년 겨울부터 유행하기 시작했다. 올해 백일해 환자 수는 4월까지 누적 365명으로 작년에 비해 33배 폭증했고, 코로나 이전 최다였던 '2018'년 152명에 비해서도 크게 많다. 4월에도 부산의 한 고등학교에서 집단 발병하는 등 현재 부산 경남권에서 지속 유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백일해는 100일간 기침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그만큼 증상이 오래간다. 보통의 감기가 일주일 내외로 회복을 보이는데 비해 백일해는 1~2주간 감기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다 점차 기침이 심해져 한 달가량 발작적인 기침과 동반된 구토 증상을 보인다. 발작적인 기침 중에는 호흡조차 힘들어 기침 후에 짧게 숨을 들이마시는데 마치 물에 빠졌던 사람이 첫 호흡을 들이마실 때처럼 고음의 짧은 들숨소리가 난다. 기침하다가 숨넘어가겠다는 걱정이 생길 정도다. 끈적거리는 가래가 잘 뱉어지지 않아 기침이 더 악화되는 경우도 많다.

 

백일해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특별히 주의가 필요하다.

 

첫째, 백일해는 세균성 질환이다. 상기도 감염병의 대부분은 바이러스성 질환으로 특별한 치료 없이도 자연 회복이 가능한 것에 비해, 백일해는 항생제 치료가 필수적이다. 백일해는 감기와 증상이 비슷하고 확진을 위해서는 따로 배양검사나 PCR 검사를 해야 하므로 제대로 진단되지 못하고 감기로 오인될 가능성이 높다.

 

둘째, ‘매우전염성이 강하다. 백일해는 주로 기침 비말, 직접 접촉에 의해 전파된다. 백일해의 R0(기초감염재생산수)12~17로 한 명의 환자가 17명에게 전염시킬 수 있으며, 이는 독감(R0: 1.2)보다 10배 이상 높은 수치다. 가족이 걸릴 경우 80%에서 다른 가족에게도 퍼질 수 있으며, 성인이 감염되어 자녀에게 전파하는 사례도 많다. 가족 중 확진자가 생기면 다른 가족도 예방적 항생제 복용을 해야 한다.

 

셋째, 어린 연령일수록 중증도가 높다. 백일해는 주로 5세 이하의 어린이에게서 호발하며, 1세 이하에서는 감염 시 위중한 사례들도 있어 입원 치료를 권한다. 천식 등의 호흡기 기저질환을 갖고 있는 아이, 1세 이하의 영아를 둔 가정에서는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백일해는 폐렴, 저산소성 뇌증, 뇌염, 경련 등의 합병증을 동반할 수 있는 무서운 질환이다.

 

백일해는 국가 필수 예방접종 항목에 포함되어 있으므로 평소 예방접종을 빠뜨리지 않고 시행하면 많은 부분 예방이 가능하고, 감염 시 중증도도 낮출 수 있다. 접종 스케줄을 놓치지 않았는지 다시 확인해보자! 임신부도 접종 가능하니 태어날 아이를 위해 미리 대비하면 좋겠다.

 

야외 활동이 많아지면서 알레르기나 호흡기 질환이 증가하는 추세다. 비누로 30초간 손 씻기, 기침 시에 소매로 입을 가리는 기침 에티켓 준수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유난히 오래 가는 발작적인 기침과 구토 증상을 보인다면 방심하지 말고 가까운 병 의원을 찾기를 권한다.





출처 : 거제신문 <백일해(Pertussis, Whooping cough) < 의학칼럼 < 오피니언 < 기사본문 - 거제신문 (geojenews.co.kr)>